카우치의 사용
정신분석을 진행하여 내면의 심층을 작업하는 경우는 카우치가 매우 도움이 되고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석이라고 하면 카우치와 그 뒤에 앉아 분석자가 말하는 내용을 적고 있는 프로이트의 모습을 떠올릴 정도로 카우치는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처음에 프로이트가 카우치를 사용한 것은 환자와 계속해서 눈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그것이 환자의 자유연상을 방해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우리의 시각에 자극이 들어오면 자유롭게 연상을 하고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분석자가 애착의 결핍으로 분석가와의 눈 맞춤이 필요하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아기가 엄마의 눈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안정을 찾게 되는 것처럼, 분석가와 눈을 마주치고 분석가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분석자에게 정서적 안정과 필요의 주된 부분을 이룬다고 하면 그러한 시기에 카우치는 적합하지 않다. 엄마의 눈과 얼굴이 보이지 않는 아기의 세상은 큰 불안과 두려움, 공포 등 버려진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분석자가 계속 시선을 필요로 하면서 자신의 외로움과 우울, 상실감을 경험하지 않으려고 방어하고 있는 경우라면 카우치를 이용해 시선이 사라진 상태를 경험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선이 사라진 상태에서 분석자가 그동안은 깨닫지 못했다면 자신의 내적 감정과 상황을 직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석가와 상의하면서 서서히 할 수 있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카우치 이용에 있어서 분석자의 발달적 수준은 고려되어야 한다. 너무 급하게, 억지로 카우치를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분석자의 역할
정식으로 분석을 시작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된다. 분석자가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프로이트는 자유연상을 주장했다. 어떤 내용이든 떠오르는 대로, 의식에서 걸러내지 않고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신분석은 기본적으로 이 흐름을 따른다. 그러나 분석이 처음 출발하는 시발점에서는 분석가가 분석자의 삶의 내력을 전반적으로 듣고자 할 수도 있다. 꿈, 비전, 출생과정의 특징, 가족과의 관계, 최초의 기억, 현재까지의 삶의 특성적 내용, 어린 시절 부모님 및 형제자매와의 관계, 그들의 성격적 특성, 사고, 트라우마 등 첫 2회기 정도에 걸쳐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분석가가 분석자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 이후에는 분석자가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이야기하면 된다. 분석자가 어떤 주제이든 선택하고 말하는 것이 주체가 된다.
분석가의 역할
분석가는 분석자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듣고 함께 생각하며 연상하는데, 이는 분석가가 분석과정의 동반자이자 관찰하는 참여자로서 분석자의 기억, 생각, 감정, 연상 등을 함께 살려내고 이어가고 결합해가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분석가는 분석자의 내면에서 분열된 것, 해리된 것, 잊히고 억압된 것, 독특한 개인으로서의 분석자의 삶이 지니는 전체적인 목적성에서 소외된 것을 함께 기억해내고 되살려내고 통합적인 그림을 그린다. 분석자의 기질과 친밀하고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 어린 시절의 환경, 분석자 원래 자신의 특징은 분석자의 정신이 성숙하고 통합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인지, 분열되거나 해리되고 취약해지는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분석가 자신이 하나의 전인격적 도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석자가 주체로서 작업을 해나갈 수 있도록 가능하면 대답이나 설명보다는 질문을 통해서 분석자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면서 주제들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분석가는 분석자의 이야기를 주로 듣고, 그것을 분석가 자기 내면에서 이해하고 소화하고 생각하여 연상을 발전시킨다.
분석상황
분석상황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방어, 자유연상, 실연, 내러티브, 퇴행, 기억, 역전이, 꿈, 트라우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내러티브와 기억
내러티브를 자유연상과 비교하자면, 자유연상은 심리적으로 보다 퇴행한 상태에서 특별히 거칠 것 없이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 것으로써 맥락이 연결되지 않아도 되고 합리적인 사고의 흐름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형태이지만, 분석자의 내러티브는 자기 삶의 기억을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되 그 내용들을 전후의 맥락과 시간의 흐름으로 연결하여 자신의 특성적 어법과 이해로 풀어내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에 반해 분석자가 자신의 기억과 생각, 감정 등을 불러와서 내러티브 할 때는 그 내용이 실제적 사실인가의 문제는 보다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즉 환자의 기억이 반드시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숨겨지거나 변형된 기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 진실에 접근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나 분석자의 내적이고 주관적인 경험과 진실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기억의 변형도 그 자체로서 의미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존중될 필요는 있다.
자유연상
떠오르는 신체의 감각, 생각, 꿈, 감정, 환상 등은 모두 자유연상에 해당한다
자유연상은 정신분석에서 근본적 규칙의 위치를 가져왔다. 이 근본적 규칙에 해당하였던 것은 분석자가 카우치에 누워야 한다는 것과 자유연상인데 이 중에 자유연상이란 어떤 것이든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모두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누구에게도 이처럼 아무것도 숨기거나 피하지 않고 말하는 일은 어렵다. 어려운 생각과 감정을 점점 더 회피하게 되고 말하지 않게 될 확률도 있다. 결국 자유연상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분석자의 자유연상을 막는 특정한 생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분석가와의 작업 속에서 분석하고 다루는 것이 자유연상의 목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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