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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정신으로살기

분석 상황_2 (저항,퇴행,역전이)

by 리플라워 2022. 9. 30.

저항
저항의 기본적인 의미는 분석의 절차와 과정에 반대하는 모든 힘의 작용을 말한다. 즉 분석자가 자유연상을 하고 기억을 불러오거나 통찰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는 힘에 반대로 작용하는 것이 저항이다. 다시 말해 저항은 분석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의 의미는 부정성을 띠는 것으로 억압된 내용이 의식적으로 떠오를 수 없게 막는 방어의 개념을 담는다. 분석자의 자아가 현재의 상태를 보전하고자 저항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성은 현대의 많은 분석가가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게 했다. 분석자에게 억압되거나 해리되어 의식 밖으로 밀려난 경험과 내용은 충격과 갈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런 억압과 해리 상태에 있는 것이다. 누구나 그런 갈등과 충격이 재현되는 것을 원치 않을 뿐 아니라 두려워한다. 성장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현재의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경험의 연속성에서 벗어나는 경험으로부터 예상되는 충격과 위협을 최소화하거나 피하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분석과정에서도 저항이 발생하는 것이다.

 

퇴행
퇴행이란 용어는 자체의 의미처럼 다소 빛바랜 느낌을 주는 용어이다. 발달과정에서 진보하는 것이 아닌, 이전으로 역행한다는 의미를 갖는데, 분석적 상황에서는 방어를 해제하고 보다 기본적인 정서적 수준에서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최근에는 퇴행의 방어적인 성격보다는 방어벽을 열게 되어 한결 편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깊고 원초적인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상태의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 분석에서 카우치를 사용해 환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이야기하게 하는 것도 이러한 상태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퇴행이란 분석자가 자신의 고통을 방어하려는 기제를 내려놓음으로써 고통을 유발한 깊은 감정들에 대해 분석가와 함께 닿을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될 때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가능성과 치료적 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 하지만 누구나 추측할 수 있듯이 고통 때문에 생긴 방어를 해제하는 것은 고통을 더 느끼게 할 수밖에 없다. 분석가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퇴행이 일어나면서 분석자의 깊은 감정이 나오면 감정의 불안과 기복성이 생겨난다. 심지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크거나 정신적 혼란이 큰 환자들의 경우는 자신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 같거나 분석 또는 심리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회의를 갖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고통의 강을 다시 건너지 않고서는 그 근원이 되는 곳에 돌아가 작업을 하고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갈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분석가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분석자의 퇴행이 병리적 방향을 향하거나 너무 강하게 일어나는 것을 주의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누군가의 고통과 필요를 보며 그것에 무심할 수 없는 특히 분석이나 심리치료 분야에 일하는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을 고려하면 분석자가 퇴행의 상태에서 분석가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경우에 응하지 않는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분석자의 퇴행은 분석가 또한 심적으로 불안하고 긴장하며 퇴행하게 한다. 그래서 분석가가 어느 선까지 경계를 지켜야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분석자가 자신의 고통과 강렬한 감정들을 다루어 갈 수 있는 능력과 경계를 세워나갈 수 있는지도 분석가로서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분석자의 퇴행은 분석가에게 표현하는 감정과 태도의 전반적인 강도의 증가세로 또한 분석적인 틀과 경계를 약화 시켜서라도 분석가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함께 합의한 분석 회기의 정해진 시간을 넘어 더 이야기하고자 하거나 분석 회기와 회기 사이에 전화나 메시지를 하는 횟수가 상호 간에 불편함을 주는 수준으로 늘거나 심지어 분석자 자신의 요구가 분석가에게 수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자신을 해칠지 모른다는 암시나 협박을 분석가에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역전이
역전이는 프로이트 때부터 전이에 대해 반작용으로 정의되었었다. 즉 분석자가 분석가의 무의식적 느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프로이트는 이런 역전이가 생기는 것은 분석가의 자기분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프로이트는 분석자의 무의식을 수용할 수 있는 도구처럼 분석가 자신의 무의식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의 정신분석가 하인리히 래커에 이르러 역전이에 대해 보다 정상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분석자가 전이를 겪듯이 분석가도 역전이를 겪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역전이가 분석과정의 방해물이 아니라 분석가가 분석자의 심리적 정황을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고 보았다. 그는 역전이를 두 종류로 구분했다. 첫째는 분석자의 정신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분석가에게 투사되어 동일시되었을 때 분석가에게 생겨나는 반응으로서의 역전이이다. 분석자가 겪고 있는 내적 정황이 이와 같은 역전이를 통해 분석가에게 알려지고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분석자의 생각과 느낌에 공감적인 반응으로 나타나는 역전이이다. 최근의 정신분석적 이해는 역전이에 분석가 자신도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지적한다. 분석가의 개인적 특성과 상관없이 분석자의 상태로 인해 발생하는 객관적인 역전이와 분석가 자신의 과거 내면으로부터 오는 영향이 분석자로부터 받는 느낌을 강화하거나 변형시키는 주관적 역전이의 2가지 양상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프로이트의 말처럼 분석가 자신도 스스로에 대한 분석이 깊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분석자의 무의식과 교류하는 수용체로서 자신의 무의식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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