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정에서는 분석가와 분석자 사이에 치료적 동맹관계가 맺어지면서 탐구, 직면, 해석 작업이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점점 통찰, 새로운 정서적 경험과 치료적 변화가 발생하며 이렇게 변화된 경험의 반복과 누적, 즉 훈습이 이루어지면서 통합적 변화가 공고해진다.
통찰
통찰은 분석자가 겪고 있는 상황이나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나 능력을 뜻한다. 문제의 해결이나 갈등의 해소에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함으로 치료적 변화를 가능하게 되는 주된 동력이 된다. 이 부분은 자아 기능이 보다 통합되는 부분에서 가능한 결과이다. 통찰 또한 관계성 속에서 확장된다. 분석가의 통찰과 분석자의 통찰이 계속적으로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더 확장되고 통합될 수 있다. 프로이트는 통찰을 분석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해 그 존재와 중요성,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후대로 올수록 이런 지적 통찰에 더하여 정서적 통찰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는데 지적인 인식과 깨달음에 정서적 깨달음이 함께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찰만이 유일하거나 제일 주된 치료적 변화의 요소라는 생각은 많이 약화 되었다. 지적으로, 언어적으로 이루어지는 통찰을 넘어 비언어적이고 정서적이며 관계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앎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는 언어로 행해지는 해석 이상의 비언어적인, 때론 침묵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관계적 앎이다.
훈습
훈습은, 모든 분석작업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내용뿐 아니라 분석관계 외부에서 발생하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계속적으로 분석상황에서 이야기하고 다루어져야 실제적 변화가 힘을 갖게 된다. 어떤 영역에 대해 생겨난 통찰이나 정서적인 변화, 관계성의 변화도 다시 다른 양상으로, 다른 상황에서 그 문제가 또다시 대두되는 것을 겪고, 다시금 통찰과 변화를 경험함으로써 그것이 견고히 인격에 서서히 뿌리 내리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해석과 새로운 정서적 경험으로 인해 생긴 변화가 치료적 변화의 힘을 갖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여러 양상으로 반복되어져야 한다.
새로운 정서적 경험과 치료적 변화
분석가와 분석자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의 정서적 경험이 발생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분석자가 가져오는 삶의 경험, 관계성, 고통, 성격 등이 분석가와 함께 분석 관계에서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분석에서 새로운 경험이 발생할 수도 있고, 본질적으로 예전 경험의 반복만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분석자 과거의 경험은 현재 분석가와의 만남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다만 이러한 전이나 실연의 양상도 현재 분석가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경험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분석가도 분석자와 동일하게 분석관계 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반드시 재연하기 마련이다. 분석가만 마치 과거의 특정한 경험과 고통으로부터 면제되어 있는 듯 생각할 수 없다. 분석가가 분석자를 향해 갖게 되는 역전이는 분석가의 과거 경험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전이와 역전이가 얽혀서 펼쳐지는 분석 상황에서 분석가와 분석자는 다양한 역할로 다양한 모습으로 맥락을 이루어 만나게 된다. 가장 친밀하고 중요한, 그래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관계가 중점적으로 분석 장면에서 다시 열린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상황이 반복되거나 트라우마를 다시 겪을 수도 있고 분석상황의 결정적인 국면에서 이전과는 다른 경험, 새로운 경험으로 전환되는 것을 겪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분석자 과거의 애착 관계의 양상, 현재의 전이 및 방어적 패턴, 성격적 어려움, 트라우마적 경험과 관계성에 대한 분석가의 해석과 서로 간에 증폭되는 깊은 인식과 통찰은 기본이며 필수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과 성격적 변화는 해석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변화는 결국 언어화되고 해석되어 정서적 자극을 일으켰던 내용들이 다시 분석가와 분석자의 깊은 관계 속에서 재연되고 경험될 때 일어나는 것이다. 분석자가 과거에 경험한 것과 현재 분석가와 경험하는 것이 달라지는 분기점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분석가가 자신의 역전이와 어려움을 제대로 분석하고 다룰 수 없는 경우, 분석자를 향한 새로운 정서적 경험이 마련되지 못하고 역으로 분석가가 분석자를 심리적으로 이용하게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정서적인 착취나 심지어 성적인 문제까지도 발생할 수 있음을 분석가와 분석자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분석자가 분석가를 평면적으로 이상화할 때 분석가가 자신을 겸손하게 성찰하고 분석할 수 없을 때 트라우마를 반복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분석가의 성찰과 겸허함이 정말 중요하다. 분석가가 분석 관계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끊임없이 살피려고 노력하지만 분석자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잘 알 수 없고 강력한 감정들이 동요되는 상황들이 생겨날 때 머물러 성찰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이와 역전이가 얽힌 결정적인 분석상황에서는 분석가 또한 분석자의 예전 대상들이 했던 방식대로 반응하려는 충동에 이끌리게 되므로 분석가가 알아채고 자신의 정서적 반응을 조율하고 분석자와 함께 다룰 수 있게 될 때 분석자의 삶의 변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물론 이런 새로운 경험도 반복되고 누적되어 그 토대로 견고히 해야 실제적 변화의 힘을 갖는다. 그러므로 분석가와 분석자가 특정한 정서적 흐름의 맥락에 계속 얽히고 이것이 분석가에게 강렬한 감정을 유발하거나 혹은 분석상황에서 풀리지 않는 교착상태가 생기는데 분석자의 경험에만 초점을 두고 분석해서 풀리지 않는 경우는 분석가 자신의 경험과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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