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기본적인 관계의 갈등은 가까움과 멀어짐, 그리고 사랑과 두려움 간의 깊은 양가성에 있다고 본다. 타고난 기질, 분열성의 경향이 기본적인 배경이 되고 중요한 대상과의 관계에 침범이나 개입을 두려워할 만한 경험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인의 영향력에 의해 삼켜지거나 조종당해서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느낀다. 인간관계 자극에 민감도가 높고 반응적이다. 분석가가 분열적 성격의 분석자가 보이는 혼란과 두려움을 따뜻한 배려로 받아주고 안전을 줄 수 있는 적정한 거리감으로 보호하면서 버텨줄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분열성 성격의 환경적 배경
혼자이기에 상대방이 가까이 다가와 주기를 원하나 침범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 상대방으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한다. 기질적으로 매우 예민하고 자극을 쉽게 받는 경향이 타고 난 경우가 대다수이다. 유아기 때부터 냄새나 소리, 자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의 기본적인 관계 갈등은 가까움과 멀어짐, 사랑과 두려움 간의 깊은 양가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상대와 자신을 잃을 위험이 없이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 있을 수도, 관계 밖에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대상과의 관계에서 침범이나 개입을 두려워할 만한 경험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개인의 타고난 기질과 분열성의 경향이 기본 배경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더해 아이를 장악하려고 하는 숨 막히게 만드는 엄마, 경계를 침범해버리는 엄마, 참지 못하고 비판과 화를 쏟아붓는 아빠의 양육과 같은 양상이 반복되는 아이는 위축되고 자기 내면으로 철수하게 된다. 또한 혼란스럽고 모순된 의사소통, 정서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메시지와 대화, 이중적인 메시지 등은 아이가 자신을 스스로 혼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면으로 철수하게 하는 양상을 증폭시킨다.
분열적 성격의 정서와 특징
타인에게 매우 마음을 쓰고 친밀함에 대한 마음은 있지만 친밀함이 가져올 숨 막힘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어 그 보호로 타인과의 거리가 필요하다. 즉 이들은 인간관계에서 자극에 매우 예민하고 반응적이며 타인의 영향력에 의해 삼켜지거나 조종당하여 상처 입을 수 있다고 느끼기 쉽다. 이러한 유형의 성격자는 흔히 은둔형 외톨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느낌이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냉담하고 상대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으로만 묘사되는 것을 적절하지 못하다. 늘 타인들과의 관계에 관여하는 것은 위험이 연관된다고 생각한다. 마치 보호 경계로서의 피부가 없거나 산채로 묻혀버리거나 삼켜져 버릴 듯한 두려움이나 공포를 갖는다. 그리고 분열성 성격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어가 결여되어 있다. 다른 이들을 경탄스럽게 하거나 위협적으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매우 진실한 수준의 정서적 반응을 보인다. 또한 내면으로 심적 에너지가 집중되고 외부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이거나 성적인 내용의 환상들을 많이 갖지만 외부적으로는 그런 인상을 주지 않는 편이다. 특징적으로 고립되거나 초연한 듯 보이고 매우 최소한으로 사회적인 접촉을 유지하며 내적 세계에 몰두하기도 한다. 외부 세계에서는 자신을 소모하게 하고 안전이나 개인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가득하다고 인식한다. 사회와 분리되고자 하고 관습적인 사회적 기대에 대해 경시하거나 다소 경멸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 내적 세계로 후퇴해서 환상에서 만족을 찾고 물질적, 실제적 세계를 거부하는 성향을 갖는다. 어떤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은자와 같은 고립 상태로 들어가며 또 다른 이들은 보다 심리적인 방식으로 마음속에 은거한다. 육체적으로는 마른 경향을 띠고 정서적으로는 자기 탐욕과 거의 접촉하지 못한다. 반대로 이런 개인의 내면은 창조적 과정이 활발하므로 이를 건강하게 살릴 수 있을 때 자존감의 중요한 근원이 되기도 한다.
분열성 성격의 방어적 특성
내사, 투사, 평가절하, 이상화, 지적 논리화 등의 기제를 함께 사용하지만 대부분 스트레스 상황에서 외부 자극 및 자신의 정서로부터 후퇴하고 철수하는 양상이 가장 높다. 가장 주된 방어의 양상은 철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스트레스 상태에 무디고 감정 없이 부적절해 보이게 되는 것이다. 높은 성숙도의 분열적 성격자들이 가진 가장 큰 적응성은 창조성으로 나타난다. 건강한 분열적 성격자는 예술, 영적인 구도, 이론적 혁신, 과학적 발견 등에 에너지를 쏟는다.
분열성 성격의 분석과정의 특징과 치료적 방향
철수하는 경향성으로 인하여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정신 분석이나 심리치료를 피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이 유형의 분석자들이 배려와 존중으로 대하여지면 치료와 분석의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협조에 긍정적이다. 분석자들과의 작업에서는 분석가가 진실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내성적이고 세밀한 감정 및 심상에 대한 인식에 열려 있어야 한다. 이들이 가진 정신 내면의 생각, 상상의 흐름이 강하기 때문이다. 때로 영화, 예술, 문학 등을 통해 경험한 바를 다루는 것은 이들이 가진 내면적인 정서, 풍요로운 이미지, 상상력을 사용할 수 있고 제삼자를 통해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친밀함과 직접적 접근이 쉽지 않은 분열성 성격에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분석의 초기일수록 이 유형의 분석자들이 보여주는 초연함이 극복될 수 없는 관계의 방법이 아님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늘 가까움과 멀어짐의 딜레마 속에 있음을 상기하는 것이 분석가가 무력함에 빠지지 않고 분석작업을 함께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분석자 자신이 스스로 갖고 있다 가까움에 대한 두려움과 소망의 갈등을 서서히 깨닫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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